람베스 청소년 모임 '람베스 토크'(Lambeth Talk)

람베스 회의 이전에 사전회의(Pre-Conference)들이 다양하게 개최된다. 대한성공회는 세계성공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회의인 '람베스 토크'(Lambeth Talk)에 전소라 양을 대표로 파견하였다. 다음의 내용은 전소라 양이 사전회의에 참여한 후 작성한 보고서이다.

람베스 청소년 모임을 다녀와서
(작성자: 전소라)


7월9일 나는 람베스토크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레스터로 떠났다. 람베스토크는 세계각국의 성공회 청소년들이 모여 삶, 권력, 그리고 신앙에 대해 토론하고자 열린 대회였다. 이 대회는 캔터버리에서 열리는 람베스 세계대회가 시작되기 전 그곳에 참석하는 주교들을 함께 초대하여 청소년들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람베스 대회에 반영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람베스토크에서 나의 역할은 캐나다에서 유학중인 한국의 한 청소년으로서 나의 눈에 비춰지는 삶, 권력 그리고 신앙을 이야기하고 한국의 문화와 성공회를 알리며 또 다른 나라, 특히 나에게는 아직 친숙하지 않은 제 3국가의 청소년들의 생각과 문화를 배우는 것이었다.

람베스토크는 하루 동안 열린 행사로, 보드게임, 콜라쥬 등을 통해서 세계 각국에 주교들이 청소년들의 생각과 관점을 엿볼 수 있게, 틀에 벗어난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이끌어져 갔다. 다른 나라에 살지만 같이 모인 청소년들이 학생으로서 삶, 권력 그리고 신앙을 보는 관점들 비슷한 것이 너무나도 신기했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보면서 그 동안 우리나라의 세계화로 인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과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또 성공회뿐만이 아니라 각 나라의 미래는 청소년들에게 달렸으므로 람베스토크처럼 청소년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회의들이 더 많이 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미 대회가 열리기 삼일 전에 영국에 도착했기 때문에 영국의 청소년들과 몇몇 외국 청소년들과 함께 대회의 세가지 주제를 표현할 수 있는 조형물, 연극 그리고 찬양을 준비하였고 외국 청소년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예전 영국의 식민지였던 캐나다나 호주 같은 나라들이 기독교 국가인 것은 알았지만, 캐리비안 섬나라들 조차도 기독교신자가 굉장히 많다는 것은 몰랐다. 캐리비안의 바하마, 자메이카, 그리고 세인트 킷츠에서 온 친구들이 그들의 나라들이 얼마나 종교적인지 나에게 얘기해 주었을 때, 나는 정치와 문화가 신앙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또 기독교가 역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국을 여행하면서 유명한 건물이나 성당에서 나에게 조금은 익숙한 성공회의 모습들이 묻어나는 것이 신기했다.

한편, 힌두교가 대세인 인도의 친구들의 얘기가 나에게는 가장 인상 적이었는데, 한 친구는 기독교 신자인 이유로 보통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그들은 받을 수 없거나 줄어든다는 얘기를 했다. 종교의 자유가 부족하다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에서는 당연히 누리고 있는 자유들이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다른 누군가 에게는 평생을 살아도 주어지지 않는 권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한 인도 친구는 교회에서 신발을 벗는 등 인도의 풍습에 알맞게 성공회의 문화가 바뀌었다고 얘기해주었는데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종교가 시간과 문화에 따라 변하는 것이 신기했고 우리나라의 성공회가 들어오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졌다.

다른 나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은 만큼 나도 한국의 성공회와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렸는데, 그러면서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영국에서 만난 친구들 대부분에게 나는 처음 만나는 한국인이어서 재미있기도 하고 또 예전에는 몰랐을 우리나라의 위치나 수도를 다른 나라 아이들이 아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빠른 경제성장이나 민족성 등 수 많은 우리나라의 자랑이 있었음에도 나는 남북분단현실과 교육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안타깝고 답답했다. 성공회 청소년 연합이 가장 활발해 보였던 말레이시아의 청소년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왜 저렇게 못할까 많이 생각을 했다. 아마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부분 치열한 교육 때문에 신앙에 대해 생각하거나 성당에 나올 시간의 여유가 없어서인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교회에서 청소년들의 역할이 아직 크지 않은 것도 한 이유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나라 기독교 청소년연합이 적극적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 안타까웠다.

람베스토크를 다녀오면서 이제부터는 성공회의 번영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좀 더 청소년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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