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10의 게시물 표시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문하다

이미지
2009년 5월 27일(수) 서울교구 사제서품식이 있던 날, 이 시대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김근상 주교님과 함께 고인이 되신 노무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대한문 앞 빈소를 찾았다. 결코 잊지 못할 날이다. 함께 조문하는 신부님들 중 한 분이 애도의 글을 써 왔고, 그 글을 읽는 순간 모든 이들이 눈물로 답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이 나라의 모든 국민들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마음 깊이 애도합니다. 지금 우리는 안타까움과 미안함과 분함으로 그분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모든 제도가 사람의 사람다움을 위해 존재한다는 그분의 신념과 노고가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고인께서 겪고 있었을 외로움과 아픔을 멀찍이 떨어져 방관해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순수하지 않은 마음으로 한 인간을 몰아가 결국 죽음의 언덕에서 밀어 떨어뜨린 어둡고 거대한 세력들에게 분노를 느낍니다. 언제나 죽음은 남겨질 사람들에게 새로운 몫을 선사합니다. 그렇기에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는 시작이고, 보다 성숙한 세상의 문을 열어주는 출발이라고 믿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한다는 것은 순간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그가 지녔던 바른 신념과 그가 꿈꾸었던 세상을 이어받아 사는 것입니다. 참 세상을 향한 그분의 소망이 남겨진 우리들의 삶에 깊은 흔적으로 남아 이어져가기를 빌며,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혼이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평화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