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서 온 손님들

4월 17일 이스라엘, 아니 팔레스타인에서 아주 반가운 손님들이 한국성공회를 방문했다. 공식적인 행사 외의 시간을 TOPIK이 함께 하였다. 비슷한 경험을 한 탓이었을까? TOPIK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며 힘이 들어간 악수를 청했다. 함께 악수를 나눈 제프 하퍼 박사(Dr. Jeff Halper)님과 나임 아틱 신부(Rev. Naim Ateek)님을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나임 아틱 신부님은 사빌(Sabeel) 연구소를 통해 팔레스틴의 문제를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임 아틱 신부님이 사제라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고 한다. 아랍사람이면서 더구나 팔레스타인 사람인데 그리스도교 사제라고 하면 잘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팔레스타인 출신의 본인이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 더욱 놀란다고 한다. 그러나 신부님은 말한다. 절대 놀랄필요가 없다고.

"팔레스타인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2천년이 넘었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무슬림 이전에 그리스도교 지역이었다.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은 다양한 민족이었다. 로마인, 그리스인, 유대인, 가나안인, 페니키아인 등. 무슬림 통치기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무슬림으로 개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48년 유대국가가 설립되기 전 이곳에는 무슬림 공동체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당시 팔레스타인에는 그 어떠한 군대도 없었다. 그러나 유대국가의 점령 후 무슬림들과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살던 고향으로부터 추방당하였다. "

나임 아틱 신부님은 팔레스타인 평화와 관련하여 이렇게 말씀하신다.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에는 하나의 국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그만 땅에 2개의 국가가 있을 필요가 있냐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이상적이다. 현실적으로 2개의 국가가 존재해야 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매우 강력하다. 200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누가 지원하고 있는가? 전 세계 수많은 시온주의자들이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이 땅이 성서에서 하느님이 이미 약속했던 유대인들의 땅이라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75만명이 고향을 떠나 피난민이 되었다. 하느님의 뜻이 정말 이것이겠는가?

신부님은 한국교회를 향해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한국교회에 안타까운 점이 있다. 한국교회 역시 팔레스타인 그리스도인들의 고난에는 관심없고 친이스라엘 정책을 옹호하며, 시온주의자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제프 하퍼 박사님에 관한 이야기는 한겨레 신문과 인터뷰한 내용을 옮겨 놓고자 한다.

인류학 교수이자 평화운동가인 제프 하퍼(63·사진) 박사는 미국,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 세 나라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이 나라들은 모두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경험은 ‘정치적 인간’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 “1960년대 미국의 히피문화, 마틴 루터킹 목사가 이끄는 흑인 인권 운동,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 등 혁명적인 분위기가 저를 정치적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그를 평화운동으로 이끌었다. “유대인들의 역사는 박해의 역사였기에 지금의 강력한 이스라엘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그 힘으로 팔레스타인인들한테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 역사와 전통을 배신하고 있는 셈입니다.”

1973년 이스라엘로 이주한 이후 그는 계속 ‘이-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들어가 평화운동을 펼쳐왔다. 피점령 지역에서 불도저가 주거지를 파괴할 때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함께 앞을 가로막기도 했고, 부서진 집들을 몇 번이나 재건하기도 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97년 이스라엘 주택철거반대위원회(ICAHD)도 만들었다. 이런 탓에 그는 이스라엘인이면서 팔레스타인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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