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D REGIONAL PARTNERS MEETING를 다녀와서
우리는 아시아인이다. 우리는 아시아의 문화와 역사 속에 살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교회의 모습은 아시아인의 정체성과는 다소 멀다는 느낌이다. 아시아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난 11월 9일부터 14일까지 6일동안 방콕에서 열린 미국성공회 긴급구호개발지원단체(ERD)가 주관하는 아시아 지역회의를 다녀왔다. 미국과 호주를 포함하여 아시아의 12개국에서 41명의 실무자들이 참석한 아시아 지역회의였다. 아시아의 성공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선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우리 대한성공회는 대북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평화통일선교특별위원회(TOPIK) 위원 2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우선 아시아의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데 그 주된 취지가 있다. 아시아에는 성공회 교회가 참으로 많다. 그러나 아시아의 성공회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잘 모르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활동가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매우 유익한 기회였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성공회는 환경변화(Climate Change)로 인해 땅의 면적이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파키스탄에서 온 실무자는 병원을
다음으로 우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함께 배우고 공동의 전략을 수립하는 기회를 가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각 지역에서 긴급구호 및 지역사회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기술들을 함께 배웠다.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 자원을 투입하고 그 결과를 이끌어 내는 방법, 사업 후 평가와 모니터링하는 방법 등 사업수행에 따른 기술을 함께 배웠다. 그리고 한번 발생하면 어마어마한 피해를 가져오는 자연재해 및 재난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과 변화된 환경 속에서의 대안을 찾는 방법, 그리고 아주 작은 마을단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역사회개발 모형 등을 함께 배우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었다. 그리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를 함께 논의하였다.
우리 대한성공회가 지난 세월 걸어왔던 사회선교의 경험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한국교회가 가난한 이웃들과 연대하고 이들과 더불어 한국사회를 변화시켜 나갔던 경험은 어려움이 되풀이되고 심화되고 있는 아시아의 이웃나라에게 좋은 모델이 되는 듯 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 갖기를 희망했다.
아시아는 참으로 넓은 지역이며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이 처한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 교회의 대사회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일, 국가 간 성공회의 멤버십을 강화하는 일 등. 작든 크든 아시아의 교회들이 함께 고민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우리 혼자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는 함께 고민을 나눠줄 아시아의 형제자매들이 있고 우리의 이런 행동을 기다리는 무수한 아시아의 교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는 아시아 선교를 고민하고 있다. 이러할 때 아시아의 선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를 묻는 데서부터 시작해야겠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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